비트코인부터 평창롱패딩까지…2017년 대한민국 소비코드는 '위로'

입력 2017-12-27 14:22   수정 2017-12-27 14:33


2017년 히트상품 비트코인·평창롱패딩·AI스피커·아이코스·다이소
"젊은세대, 불확실성 높은 현실 속 소비하며 자기 위로"
"가성비, 당분간 한국사회 관통하는 소비코드로 남을 것"

올해 대한민국에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다. 높은 익명성, 편리한 자금이체, 낮은 수수료와 더불어 가격 상승 기대감까지 겹쳤다. 어떤 곳에선 '새로운 화폐질서'라는 평가가 나오고 다른 곳에선 '투기와 검은 돈의 본거지'라며 규제 외침이 들려왔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이 비트코인 열풍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자본주의 질서에서 경제적 약자인 젊은 세대에게 주류로 올라설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이를 통해 만족감을 얻는 '위로' 코드로 비트코인 열풍을 읽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대한민국의 소비코드는 '위로'였다. 10대들은 대입경쟁 속에서, 20대부터 50대까지의 직장인들은 각박하고 전쟁터 같은 사회생활에서 자신 만의 성을 쌓아 위로와 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것에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이들은 철저히 개인화 된 상품(AI스피커)을 사기 위해 줄을 섰고, 경제적 안도감을 느끼기 위한 합리적 소비(평창롱패딩, 다이소)를 추구했으며, 기존 질서에 대항해 대체재(비트코인, 아이코스)로 쓸 수 있는 상품을 사기 위해 시간과 돈을 썼다.

한경닷컴은 27일 판매 실적과 소비자 인지도 및 화제성 등을 바탕으로 올해의 히트상품 트렌드를 분석했다.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서만 17배가 올랐다. 일각에선 퍽퍽한 삶과 많은 돈을 벌 수 없는 현실에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투기 광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이 현상을 이해한다. 기존 화폐질서 속에서 주류가 되지 못한 이들이 새로운 룰과 질서가 지배하는 곳에서 희망을 발견하기 때문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젊은세대들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기적 성격이 강한 비트코인에 희망을 거는 것"이라며 "경기불황기에 복권을 구매한 뒤 당첨된 후의 행복한 삶을 상상하는 것처럼 비트코인에서 불안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만족감과 위안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평창 롱 패딩은 올 겨울 '롱 패딩(벤치파카) 열풍'에 정점이었다. 평창 롱 패딩이 인기를 끌었던 건 무엇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패딩으로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판매 가격이 14만9000원으로, 시중의 웬만한 거위 털 점퍼 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이 패딩을 사기 위해 수천명의 소비자들이 뜬 눈으로 찬바닥에서 밤을 샜다.

AI스피커는 올해 ICT 업체들의 '인공지능 플랫폼 서비스'의 격전지로 급부상하면서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샀다. 전자제품 제조업체인 삼성전자, 통신업체인 SK텔레콤과 KT, 인터넷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모두 앞다퉈 뛰어들었다. 소비자들은 이제 침대 옆 이 AI스피커 한 대로 음악과 뉴스를 듣고, 대화를 하는 등 개인 비서로 활용하고 있다.

담배업계에서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궜던 상품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다. 실제 담배 모양의 연초를 꽂지만 불로 태우는 것이 아니라 열로 가열해 찌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연기 대신 증기를 발생하는데, 태우지 않아 재와 냄새도 전혀 없다. 소비자들의 담배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건강이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궐련형 담배를 피우던 기존 흡연자들 사이에서 아이코스 열풍이 불었다.

다이소는 이제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성비'의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경기불황 속에서 생활 속의 '작은 사치'를 느끼기 위한 소비층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 많다.

이 교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성비'라는 특성은 지갑을 열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며 "가성비는 당분간 국내 소비시장을 지배하는 핵심 키워드로 계속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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